당뇨병은 피 속의 포도당(혈당)이 높아서 소변으로 넘쳐 나오는 데서 지어진 병명이다. 원래 피 속의 포도당은 인슐린이라는 췌장호르몬의 도움을 받아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힘을 내는데 쓰여야 하지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피 속에 머물고 있어 혈당검사를 시행하면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우리 몸을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휘발유(포도당)가 차 안(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새어 나가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휘발유 없이 자동차가 제대로 달릴 수 없듯이 우리 몸도 포도당이 세포 내로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면 힘을 내어 일할 수 없게 된다. 혈당이 높은 환자들이 무기력감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피 속의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슐린이라는 도우미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으며,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우리 몸의 포도당 대사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첫째로 췌장에서 인슐린이 잘 안 만들어지는 경우이다. 제1형 당뇨병 또는 소아형 당뇨라고 부르는 상태로 인슐린을 주사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둘째로 제 2형 또는 성인형 당뇨병이다. 인슐린은 잘 만들어지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꾼이 나타난 경우로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부르는 상태이며 비만이나 생활습관 이상과 관련이 깊다.
당뇨병의 진단이 늦어지거나, 진단된 후에도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한 경우에는 포도당을 많이 함유한 피가 서서히 혈관을 파괴하게 된다. 혈관을 수도관에 비유한다면, 찌꺼기가 많고 끈끈한 물(당이 높은 혈액) 때문에 수도관(혈관)이 지저분하고 삭거나 막히기 쉬운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하겠다. 이렇게 당뇨병으로 혈관손상이 초래된 상태를 합병증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고 일단 시작된 합병증은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뇨병 환자들의 삶이 질이 떨어지고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바로 합병증 때문이다. 전신을 통틀어 모든 장기가 당뇨병 합병증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렇게 두려운 합병증을 예방하는 길은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하여 적절하고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뿐이다. 당뇨병의 치료는 당뇨병의 종류 또는 진행 정도에 따라 개인차가 크다. 따라서 적절한 치료방법에 대해서는 당뇨전문의와 반드시 상의하여야 하며, 정기적인 합병증 검진 및 관리를 포함하여 생활습관 개선방법 등에 관하여 의료진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함께 관리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다 보니,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약제나 식품 등의 얄팍한 광고를 많이 접하게 된다. 하지만 당뇨병의 근치, 즉 뿌리를 뽑아버리는 방법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따라서 ‘당뇨병 완치’ 운운하는 근거 없는 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하겠다.
이런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 중의 일부는 치료가 아닌 오히려 당뇨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아 주의를 요한다.
당뇨병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특별한 자각증상을 느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조용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우리 몸을 파괴시키는 당뇨병을 잘 관리하는 방법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지속적인 치료를 유지하는데 있다. 정기적인 검진과 상담을 통해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꾸준히 관리를 해 나간다면 당뇨병으로부터 소중한 우리 몸과 마음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단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현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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